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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통해도 될까요?

by paxcho 2021. 5. 26.

우리 사이, 소통은 가능할까?

 

소통이 중요하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조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소통이 되지 않을까? 소통에 커다란 온도차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 특히 조직의 리더들과 팀장들 사이, 팀장들과 팀원들 사이에는 도대체 뭐가 가로 놓여 있는 것일까? 답답해 죽일 지경이다. 인류가 조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니 그 이전, 태고적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함께 채집하고 사냥하면서부터 의사소통은 가장 큰 숙제였을 것이다. 오죽하면 조직 개발에서 의사소통이론의 역사는 길고 늘 논쟁적이다. 소통이 늘 문제다.

 

이 책에서 하버마스는 '생활세계(Lebenswelt)'와 '체계(System)' 사이의 병리현상을 다루는데 '의사소통행위이론'을 사용한다.

 

회사에서 소통은 주로 말과 글로 한다. 즉 소통은 '언어'로 한다. 그런데 언어라는 요놈이 요물이다. 언어는 명확할 거라 생각하지만 언어는 상징 체계이기에 늘 어긋나고 어긋낸다. 예를 들면 '사과'라는 말과 글 자체는 명확하(누구나 말하고 읽고 쓰)지만, 이 말을 듣고 사람들 각자가 떠 올리는 사과의 이미지나 의미는 차이가 크다. 소통의 온도차는 '사과'라는 언어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언어와 관련된 각자의 경험 차이에서 비롯된다. 누구는 빨간 사과를 누구는 초록 사과를, 누구는 단맛 가득한 사과를, 누구는 싱그러운 신맛 사과를 떠올린다. 떠올린 모양과 크기도 제각각일테다. 소통은 이렇듯 우리가 쓰는 언어의 한계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통의 시작

 

의미있는 소통의 시작은 쓰고 있는 말과 글, 언어를 고르게 하는 것, 정리정돈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직장에서 평소에 쓰고 있는 말, 특히 직무별로, 역할별로, 팀별로 쓰고 있는 단어를 정리하고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자이너들이 쓰는 말과 개발자들이 쓰는 말, 서비스팀이 쓰는 말과 영업팀이 쓰는 말이 다르고 미묘한 의미 차이가 있는 게 당연하다. 현장이 다르고, 상대하는 고객이 다르고, 업무가 다르니까, 다른게 당연하다. 다르다는 것을 소통이 안된다고 받아들이기 보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과정과 기회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직장 근처다, 점심 먹고 산책하다 하늘이랑 구름이 이뻐서 한 컷

 

직장에서 각자가 자주 쓰는 말을 정리정돈 하기 위해서는 '이론'이 필요하다. 이론을 공부한다는 것은, 다른 이들과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 가능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언어를 익히는 과정이다. 이론 교육은 그런 소통이 가능한 언어를 익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론은 골치 아프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소통 가능한 언어로 정리정돈 하는 법을 알려주는 도구이자 방법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조직이 쓰는 모든 말과 글은 이론의 산물이다. 그렇게 쓰는 언어를 잘 구분해서 정리한 것이 '이론'이다. 

 

직장에서 쓰는 모든 용어는 톺아보면 이론의 결과물들이다. 
"좋은 이론보다 더 실제적(실용적)인 것은 없다.
There is nothing so practical as a good theory"
(쿠르트 레빈)

 

이론이라니까 딱딱한데, 한번만 짚고 넘어가면 나중에 쓸 힘(리스크)을 줄일 수 있다. 이론이라는 것은 실무 현장에서 경험한 사건과 사고를 학자들이 정리해 둔 것이다. 각종 현장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의 각양 다른 경험을 그러모아 이름 붙이고 설명을 달고 해설 해 둔 것이다. 이론을 익히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쓰고 있는 말을 다시 배우고 그 말을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고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론을 맨 처음 몸에 들이는 일이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깔끔하게 정리되는 맛을 들이면 다시 돌이킬 순 없다. 

 

속 시원한 소통을 원한다면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쓰고 있는 말과 글을 고르게 하자. 이론을 공부하자, 교육을 통해 말과 글을 서로 통하게 하자. 쓰고 있는 말과 글을 정리정돈 하는 것, 리스크 관리의 시작, 소통의 시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소통'에 대해 하나 하나 짚어볼테닷!!!

 

 


 

<의사소통행위이론1 : 행위합리성과 사회합리화>(위르겐 하버마스, 나남출판, 2006)

<노자가 옳았다>(김용옥, 통나무, 2020)

<의사소통의 리더십>(존 W. 가드너, 도서출판 선인, 2016)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 간결하고 정확한 의사소통 기술>(크리스 아지리스, 21세기북스, 2009)